< 경제 알아야 바꾼다 > - by 주진형


우리를 가둔 생각의 감옥에서

빠져나오며, 주진형이 거침없

이 밝히는 우리 현실, 그리고

나와 우리의 생존 전략

< 경제 알아야 바꾼다 >



내 삶을 바꾸는 경제 이야기

손혜원이 묻고 주진형이 답하다


원청 - 하청 이중구조 사회


며칠 전 가족모임이 있었는데 대기업,

중소기업에 다니는 30대 조카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비슷한 일을 하는데도 근무환경이나

급여가 많이 다른 것 같았어요.


제가 이런 문제를 놓고 생각한 지

꽤 되었는데요. 우리 사회는 크게

봤을 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원청

조직에 속해 있고, 다른 하나는 하청

조직에 속해 있어요. 대기업은 원청

회사이고 중소기업은 하청회사에서 합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은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서

일하는 외주업자(프리랜서)와 비슷하죠

대기업뿐 아니라 공무원, 공기업도 원청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거의 다 하청입니다.


원청에 들어가면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느냐와 상관없이 월급을 많이 받지만

원청에 처음부터 못 끼거나 하청으로 추락

하는 순간 아무리 똑똑하고 열심히 일해도

보수가 적어요. 이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극 격차가 생깁니다.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이 IMF 위기 이전에는 80%

정도였는데 요새는 50%까지 내려갔어요.




원청회사와 하청회사의 급여 수준이

다른 것은 이윤 차이 때문인가요?


이윤 차이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 관계

때문에 급여 수준이 다른 이중 구조가 되었

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는 힘 있는 소수

가 시장을 장악하는 독과점 경제입니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처럼 권력을 쥔 조직

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포기하지 않

아요. 한 나라의 경제가 만들어내는 부를

나눌 때 원청회사가 자기들이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이 가져갑니다.


그 조직에 속한 사람들도 일한 것에 비해

과도하게 가져가고요. 이것은 꼭 정규직

대 비정규직의 얘기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비정규직이 중소기업의 정규직보다

훨씬 더 많이 받습니다.


흔히들 노동시장이 양분되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양분화

를 얘기하지요. 그러나 따지고 보면 한국에서

임금 격차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슈라기

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문제입니다.

즉 원청과 하청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다들 대만처럼 중소기업을 활성화해야

우리 경제가 산다고 말하면서 왜 중소

기업이나 하청업체의 이익을 보장해주지

않을까요? 문제가 되는 이런 구조를 국가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동안 우리는 일본의 경제운용 방식을

따랐죠. 대만 역시 일본 방식을 따르긴

했지만 인구가 우리의 반밖에 안 되다

보니 우리와 달리 중소기업 위주로 경

제발전을 했습니다.


그래서 경제구조가 조금 다릅니다. 대만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에는 삼성전자처럼

전 세계를 석권하는 대기업이 없다면서

우리를 부러워하지만 거꾸로 우리는 그

들이 독일과 비슷하게 중소기업들 가운데

탄탄한 기업이 많고 세계에 나가서 잘한

다고 부러워하죠.


우리는 경제발전을 할 때 급하니까 대기업

위주로 시작했는데 그때는 그 폐단이 눈에

잘 안 띄었습니다. 대기업 위주로 고속성장

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은행을 압박해 은행이

대기업에 돈을 쉽게 빌려주도록 했기 떄문입니다.


그래서 경제가 발전하면서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흥청망청 썼죠. 그때는 이익이 안 나도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니까 이자 갚을 돈은 나왔기 때문에

그냥 넘어갈 여지가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대기업

들이 중소기업에도 좀 느슨하게 한 면이 있어요.


그런데 IMF 위기 이후에는 은행에서도 수익성을

보지 않고는 돈을 빌려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러니 대기업들도 힘들어졌죠. 자기들이 힘든데도

이익은 내야 하니까 가장 쉬운 방법이 중소기업을

더 쥐어짜는 것이었죠. 그래서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임금 격차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80% 정도였는데 IMF 위기 이후로는 계속

내려와서 전체적으로는 약 60%까지 내려왔고,

제조업은 더 심해서 50% 정도밖에 안 됩니다.


이런 대기업 위주의 독과점 경제체제는 한번

굳어지면 바꾸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양 부문 간 임극 격차나 이익률 격차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는 기준은

매출인가요, 직원 수인가요?


흔히 직원 수 300명 기준으로 나누지만

요즘은 500명이라고 말히가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기준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규모 순위로 보는

것이 좋습니다. 위에서부터 기업 규모로

순위를 매겨서 내려오는 거죠.


장하성 교수에 따르면, 재벌에 소속된 상위

100개 기업이 차지하는 매출이 전체의 약

30% 된다고 합니다. 기업 부문의 이익은

무려 60%를 차지하고요. 엄청난 거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이렇게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그 100개 대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6% 밖에 안 됩니다.


전체적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문제, 생산성 격차, 임금 격차가

그대로 노동시장 이분화, 임금 이분화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구직자한테 왜 중소기업에 안 가냐

고 하면 쥐꼬리만 한 월급 받으며 맨날

야근하는데 무엇 하러 갑니까?라고 말합니다.




중소기업주한테 물어보면, 근로자가 원하는

만큼 임금을 주려면 회사가 망한다고 해요.

지금도 영업이익률이 2~3%인데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하거든요. 이는 사람으로

치면 체질과 관련된 문제라서 쉽게

개선하기가 어려워요.


정부 지원 등으로 임금을 맞춰줄 방법은 없나요?

그러면 청년들이 중소기업으로 갈까요?


중소기업에 고용보조금을 주자는 말씀인가요?

그런 방책은 탁상공론에 가깝고 해결책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기업이 직원을

쓰는데 정부가 월급을 주면 부작용만

일으키기 쉽습니다. 돈이 어디서 나와서

기업을 보조 해주느냐는 문제도 생기고요.

이는 보조금 지급 같은 방식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대기업이 덜 받고 중소기업이 더

가져가게 할 방법은 없나요?


글쎄요. 거의 불법적으로나 강압적으로

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저는

그런 방법은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 경제 알아야 바꾼다 > 입니다.


경제라는 건 어느 시각에서 누가

보느냐에 따라 너무 쉽게 변하기에

어떤 한 사람의 말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다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 이라면 점점 그 사람들이

많아져서 다수결의 원칙이 되는거죠.


그렇다고 해서 소수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소수는 무시 당하고 있는게

우리 나라의 현실이라고 짧게 생각

합니다. 그래도 항상 긍정적으로

더 밝은 날이 올꺼라고 생각하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웃으면서

지내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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