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힘> - by 김형철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21가지 질문

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답을

찾지 못한 당신이 다시

철학을 만나야 하는 이유

<철학의 힘>





서문

쓸모없음의 쓸모


옛날에 나무 네 그루가 모여 살았다.

그들은 저마다 자신이 최고라고 뽐냈다.

첫 번째 나무가 자랑한다. 나는 단단하고

몸통이 곧게 자라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최고급 가구를 만드는 목수들이 

나를 좋아하지.


두 번째 나무는 나는 아주 맛있는 열매를

많이 맺기 때문에 어린아이들이 나를

아주 좋아하지라며 으쓱한다.


세 번째 나무가 이에 질세라 뽐낸다.

나는 아주 향기로운 예쁜 꽃들을

많이 맺기 때문에 귀부인들이

나를 아주 사랑하지.




구석에 쳐 박혀 있던 네 번째 나무는

아무 자랑도 하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구불구불 자라고 껍질도 딱딱한

그 나무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어 보인다.

저마다 자신이 얼마나 쓸모 있는지를

말하던 나무들은 사람들에 의해

하나둘 베어졌다.


그리고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보이는

네 번째 나무만 덩그러니 남는다.

더운 여름이 오자 사람들이 이

나무 밑으로 모여들었다.


아, 이 나무 그늘 정말 시원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500여 년 전 중국의 철학자 장자가

말한 무용지용, 즉 쓸모없음의

쓸모 있음의 우화다.


왜 장자는 무용지용을 말했을까?

도대체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아, 철학자들은 왜 이렇게 우리의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것일까?


한 회사에서 강력접착제를 개발하던

연구원이 있었다. 개발하는 것마다

접착력이 떨어지자 그는 사내 게시

판에 공고를 낸다.


- 이 쓸모없는 접착제가 필요한

사람은 가져다 쓰세요.


이때 성경책 북마크용 접착제를

개발하던 연구원이 그 접착제를

쓰겠다며 찾아온다. 자신이 개발

중인 접착제는 접착력이 너무 강해

한 번 책장에 붙이면 뗄 때마다

종이가 찢어져서 고민이었다.


그런데 접착력이 떨어지는 쓸모없는

접착제를 가져와 사용해보니 떼었다

붙였다를 반복해도 괜찮았다. 이것을

시장에 내놓자 대박이 터진다. 바로

3M의 포스트잇 이야기다.

쓸모없는 것이 쓸모 있는 것이

된 실제 사례다.


조롱박으로 물병을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물병은 물을 충분히 담을 수 있고 또

가지고 다니기에도 편리해야 한다.

그 용도에 꼭 맞는 조롱박만을 골라

물병을 만들었다. 어느 해, 엄청나게

큰 조롱박만 주렁주렁 열리자 고민에 빠진다.


큰 조롱박으로 물병을 만들면 너무

무거워서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고,

조롱박을 잘라도 너무 커서 쓸모가

없을 것 같았다. 조롱박을 헐값에

내놓아도 팔리지 않자 가게 밖에

수북이 쌓아 놓았다. 그런데 한

사람이 와서 그것을 쓸어 담아가는

게 아닌가. 그러고는 그 큰 조롱박

둘레에 그물을 씌운 다음, 그것을

허리에 동여매고 물에 띄웠다.


조롱박이 커서 공기를 충분히 담을

수 있었기에 둥둥 잘 떴다.

조롱박 안에 물을 담는 것이

신통치 않으면, 바깥에 담을 수도 있지

않은가! 장자가 말하는 무용지용의

또 다른 사례다.


장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분명하다.

사물의 쓸모 있음과 쓸모없음은 사물에

내재된 속성이 아니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용처를 아는 사람에게는 쓸모 있는

것이고, 용처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쓸모없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세상에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다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자리만이 있을 뿐이다.


이상 <철학의 힘>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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