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7시간 추적자들> - by 박주민 외 9명


홀로 관저에서 평소처럼 식사했고

미용사를 불러 올림머리를 했다.


비논리, 불명확, 불완전 7시간

납득 가능한 설명이 아직 없다.



프롤로그


아직은 울 수 없습니다.

아직은 놓을 수 없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어느덧 1000일이 흘렀습니다.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국가가

그들을 떠나보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 자취를 감추었고, 국가를 믿고 배에서

나오지 않고 기다리던 아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1000일이 지난 지금, 무엇이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우리는 무얼 해냈을까요.


정부는 어렵게 구성된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해산했고, 뭄과 마음이 치유되지 못한 유가족에 대한

의료 지원은 중단되었으며, 세월호 인양은 계속 

미루어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9명의 미수습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차가운 바다 아래에서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진실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음에도

우리는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놓지

말아야 할 이유가 아닐까요. 먹먹한 마음을 안고

숱한 밤을 지새우며 생각했습니다.


아직은 울 수 없다.

아직은 놓을 수 없다고 말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다가서려면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수수께끼를 풀어야 합니다.


이 수수께끼의 한가운데 대통령의 7시간이 있습니다.

참사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명확히 밝히기 위해

우리가 품어온 의혹들을 총정리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따라서 7시간의 의혹에 대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자

대통령의 7시간 추적자들을 기획했습니다.


7시간 동안의 릴레이 대담을 통해, 이미 알고 있던

의혹에 대해 한층 깊이 알게 된 부분도 있으며

새로이 제기된 의혹도 있습니다.


대담 직후 우리는 차곡차곡 쌓인 의혹들을 정리했고

그 내용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담은 의혹을 끝까지 파고들어, 진실에 도달하겠다는

목표에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뉴스와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세월호 참사의 조사 과정과 취재의 뒷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함께 고민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그마저도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무력감과 좌절감으로 가득 찬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되어 있는

곳의 몇 미터 수면 위까지 찾아갔어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으며,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임에도

건져낼 수 없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날마다 늘어갔으며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일들을 해오면서

아직도 세월호 이야기냐는 비난도 참 많이 들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시간이 멈춘 듯, 그날의 상실감과

그리움을 가슴에 안은 채 외로이 긴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부모님들과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국민이며

그들의 아픔이 곧 우리의 아픔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직도를 말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을 반드시 밝히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세우는 일에 끝까지 집중하겠습니다.


더 이상 그들이 어제 멈춘 시간에 머물며 고통받지 않도록

내일이라는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대통령의 7시간은 박근혜 대통령의 당일 행적과

최순실 게이트를 열 수 있는 열쇠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한 필수적 의문입니다.


7시간의 비밀이 진실로 소명되지 않는 한

촛불은 결코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7시간에 대한 우리의 대담을 엮은 이 책이

국가가 알려주지 않는 비밀을 우리 스스로

알아낼 수 있도록 돕는 작은 힌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편 저는 2016년 12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은 12월23일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되었으며

이로써 다시 한 번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가까이 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법안은, 최장 330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고 투표에 부쳐집니다.

상임위원회나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되어 심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시간을 끄는 일이 없게 된다는 것이지요.


법안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 지원 대책

마련을 위해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특검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법안에 따르면 특별조사위원회는 독립성을

보장받고, 충분한 조사가 가능하도록 활동 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위원회의 필요성 판단에 따라 특검

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생활 침해 등의 제한을 두뇌, 위원회의 조사 활동이

최대한으로 보장되도록 국가기관의 협조를 의무화합니다.


이 세월호 2기 특조위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되어 참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우리 사회에 다시는 이토록

가슴 아픈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이 안전한 나라에서 편안히 살 수 있도록

우리는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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