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의 교양 > - by 채사장

지금, 여기, 보통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 시민의 교양 >

불안한 시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고, 선택해야 하는가?

흔들리는 한국사회, 시민을 바로세우는

지식이 필요하다.


어느 날 대통령에게 버튼이

하나 배달되었다.


사회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


정신을 차려보니 여기는 집무실이고

나는 대통령이다. 꿈이었구먼. 잠깐

책상에 엎드려 있다가 일반인으로

사는 꿈을 꿨나 보다. 몇 달째 돌려

막기 중인 카드 대금과 퇴근 무렵

김 부장이 던져준 일거리 때문에

좌절하고 있었는데, 꿈이었다니.

급격하게 안도감이 밀려온다.


깊은 안도감과 함께 새삼 강력한

의지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한국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야 말겠다.

당장 어떤 일부터 할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우선 김 부장부터

청와대로 호출하고 싶지만, 나는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아는 대통령

이니까 가장 급하고 근본적인 문제점

부터 해결하고자 한다. 한국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빈부격차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할 것이다. 다른 사람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일자리 문제를

거론할 것이다. 혹은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주장할 수도 있다.


아니면 통일과 안보, 공교육의 정상화,

역사 청산, 치안, 성차별, 환경, 독과점

등을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목할 수도 있다.


각각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 방안은

개별적인 특수성을 고려해서 마련

되어야 한다. 정부와 시민사회 그리고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현실적인 방안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만 집중 할 수는 없다.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 전체의 일관된 방향성이

결정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의 방향성이란 무엇이고,

그 방향성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의 방향성은 둘 중 하나다.

시장의 자유 또는 정부의 개입. 그리고

이 두 가지 방향성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은 세금이다.


세금은 사회 문제를 이해하기 위한

근원이다. 거칠게 말하면, 세금으로

부터 모든 사회 문제가 비롯된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의 이야기는

세금에서 시작된다.


대통령으로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의 방향성 역시 세금에 달려

있다. 세금을 높일 것인가, 아니면

낮출 것인가. 이 선택이 앞서 나열

되었던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

하기 위한 열쇠가 될 것이며,

이 선택으로 국가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집무실의 문이 벌컥 열린다.

깜짝 놀랐다. 한창 심각하게

사회의 근본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비서실장이 들어온

것이다. 비서실장은 다짜고짜

빨간색 버튼을 내민다.


무슨 버튼인가요? 세금 버튼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현재를 기준으로

세금이 인상되고, 누르지 않으면

인하됩니다. 뭘 이런 걸 버튼으로

만들었나 생각이 들지만, 이왕

가져왔으니 결정해보자.


당신은 현재를 기준으로 앞으로의

한국사회가 세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지금이 가장

이상적인 세율이라고 생각하는가?


잠깐, 버튼을 누르기 전에, 국가의

다양한 문제 중에서 왜 하필이면

세금을 가장 근본적인 문제로

꼽는지 궁금할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사회에

대한 단순한 그림을 그려주려고 한다.


시장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시장이란

우리 사회를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서는 모든 곳이 시장이다. 그리고

시장에는 두 주체가 있다.

개인과 기업이다.


개인과 기업은 사이가 좋다. 기업은

개인을 노동자로 고용해 임금을 준다.

개인은 소비자가 되어 기업이 만들어낸

재화와 서비스를 구매한다. 이들은

시장에서 합리적인 관계로 엮어 있다.


그런데 이들은 이들 외에 세 번째

주체가 있다. 정부다. 정부는 시장

밖에 있으면서 끊임없이 시장에

개입하려고 한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규제와 세금이다.

우선 정부는 규제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시장의 활동을

촉진하거나 제한한다. 다음으로

세금을 거둬들여 정부의 재정을

확보한다. 그래서 시장과 정부는

사이가 좋지 않다.


정부가 세금을 뜯어가니 그럴 수

밖에 없다. 시장은 정부의 규제와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 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