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한국인 > - by 허태균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 좋은 심리,

나쁜 심리, 이상한 심리의 모든것

한국인에게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심리가 있다. 그 심리가 지금의

대한민국과 우리의 삶을 만들었다.


대한민국 사춘기 심리학

지금 대한민국은 중2병을 앓고 있다.

한강의 기적에서 헬조선까지 시대를

꿰뚫어보는 마음보고서 어쩌다 한국인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

그것 때문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매순간 이런 고민을

어느 정도는 하지만, 그런 고민의

절정은 사춘기 청소년들에게서 가장

잘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는

남성과 여성 호르몬의 수준을 통제하는

내분비계의 변화에 따라 성적인 충동과

신체적인 변화가 엄청나게 일어나고,

이런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정신적

혼란이 극대화된다.


이 시기는 신체적으로는 이미

성인에 가깝고 성인들만의

전유물로 알았던 성욕과 사회적

인정의 욕구가 무섭게 일어나지만,

아직 사회적으로는 그 역할과

행동규범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이 시기에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부모, 친구, 사회와의 갈등을 경험하고

자존감의 위기, 불안, 우울감 등을 호소

한다. 누가 건드리기만 해봐 라고 잔뜩

웅크리고있는 맹수와도 같이 분노를

가득 품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를 보면 바로 이런

모습과 같다. 짧은 시간 동안 유례

없는 경제성장을 이루어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이 배우고 싶어 하고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만 동시에 OECD

국가 대비 국민행복지수 역시 최하위,

사회적 갈등지수는 2위, 자살률은

11년째 부동의 1위다.


세계의 여러 국가를 여행해보면 한국만큼

각종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를 찾기도

쉽지 않은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사회는

헬조선, 7포세대 등의 불만들로 가득 차있다.

또 사회 전반에 불신이 만연해있는데, 최근

일어난 각종 사건과 스캔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보면, 누구 하나 걸리기만 하면 아주

생매장을 시켜버리겠다는 듯 달려드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채워지지 않는 현재의 욕구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있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에 짓눌려있는 이런 모습은

사춘기 청소년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 국가의 발달과정을 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한 인간의 발달과정으로 이해해보는

것은 충분히 흥미로운 일이다. 너무나

다양한 요인과 변수가 존재하기에

그것을 단순화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여러 국가나 사회와 비교하며 한 국가가

인간의 발달단계에서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 해석해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 사회의 기원을

한민족의 역사로 보고 2015년을

단기 4348년으로 부르면서 반만년의

역사를 강조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일제강점기에 국권을 잠시

상실한 시기를 제외하면, 지금의

한국 사회가 조선시대를 계승한 것

이라고 인식하기도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일

수 있겠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현재의 한국 사회는 한국 전쟁 이후에

새로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더 합당하다.

물론 과거의 유교적인 가치관과 관습적

요인들이 일부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

지금 한국 사회의 모습에서 과거의

모습을 찾아 보기는 힘들다.




이 책 어쩌다 한국인을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자신의

삶이 근대 이전의 조상들의 삶과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의해

더욱 편리하고 윤택해진 의식주의

변화를 고려하더라도, 우리의 조상들이

가지고 있던 가치와 행동, 삶의 모습을

보존하고 간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이 같은 편리함을 포기하면서까지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은 더욱 찾기

어렵다. 이것은 다시 말해 현재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정치 제도, 교육 제도,

사회 시스템에서 전통의 그것과 유사한

것은 거의 없다는 의미다.


과연 과거의 제도들은 다 미개하고

잘못된 것이므로 사라지는 것이

당연한 걸까? 오늘날에도 유교적

가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유교적 가치와 예절, 관습이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이제 우리 일상에서

한복은 없어진지 오래고, 일 년에

단 하루라도 한복을 입는 사람

역시 그리 많지 않다.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 현상은

동남아, 중동, 일본, 아프리카의

수많은 나라들이 여전히 자신들의

전통의상을 즐겨 입는 모습과

비교해봤을 때, 그리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즐겨 입는 양복은 과연 편해서

입는 것일까? 중요한 공식행사에서는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현재의 신념이

과거에 꼭 한복을 입어야 한다고

믿었던 조상들의 생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옷이 바뀐 것뿐이다.


예를 들어, 결혼식에서 신부가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은 세상에서

그 옷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일까?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못 올린

신부들은 웨딩드레스를 입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이 맺혔다고

하는데, 재밌게도 한복을 못

입었거나 폐백을 못 했다고

해서 한이 되었다는 신부

얘기를 들어 본 적은 없다.


이런 식으로 우리의 전통 가치와

삶은 사라져버린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삶이 불편하고 덜 발전된

것이기에 새롭게 바꾸는 것이

당연하고 필연적이라고 스스로

합리화하지만, 어찌 보면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지되는 것이

전통이며 가치이다.


이상 < 어쩌다 한국인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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