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 - by 조윤제


삶의 저력은 오래된 지혜에서 나온다.

마흔까지는 고전을 공부하고

마흔 이후부터는 그 공부를

기반으로 살아간다.

공부 중에 최고는 고전 공부다.

그게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다.




앎이 삶이 되고, 삶이 앎이

되는 자기발전의 기술

옛것만 알아도 안 되고,

요즘 일만 알아도 안 된다.

고전을 공부하는 사람의 자세는

옛걸을 배워 지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1장 나를 바로 세운다


천성을 이기는 습관의 힘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에 따라 서로 멀어진다.


좋은 습관을 선택하라


안자는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잘 알려져 있다. 100여년 전 인물인

관중과 함께 제나라의 뛰어난 재상으로

꼽힌다. 그는 공자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

했던 학자이지만, 그의 언행을 모은

<안자춘추>를 보면 인간미 넘치고

남에게 상처 주치 않으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설득의 귀재임을

알 수 있다.


어느 날 그를 방문했던 공자의 제자

증자가 먼 길을 떠나기 위해 안자에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안자는 이렇게 말한다.


- 군자가 사람을 떠나보낼 때 수레를 선물하는

것이 좋은 말 한마디를 해주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였소. 그래, 제가 수레를 선물할까요, 아니면

좋은 말 한마디를 선물할까요?




당시의 수레는 지금의 자동차와 같다.

상당히 통 큰 제안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이렇게 물어보는데 군자를

자부하는 사람으로서 수레를 달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마디 말로 인해 인생이 변할

수도 있다면 결코 그 말을 자동차와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당시 증자의 심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증자는 군자답게 한 마디 말을 부탁했고

안자는 증자에게 다음과 같은 비유를

들어 충고를 한다.


- 산 위에 있던 곧은 나무도 장인이 불에

달구어 수레바퀴를 만들면 다시 펴지지

않고, 민간에 묻혀 알려지지 않았던

화씨의 옥은 훌륭한 옥공이 다듬자

나라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귀한

보물이 되었다. 따라서 군자는 자신을

어떻게 수양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곧은 나무일지라도 한 번

굽혀지면 다시 펼 수 없고, 나라 간에

전쟁을 일으킬 만큼 귀한 보물도 다듬지

않으면 산 속의 돌에 불과하다. 즉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나쁜 환경이나 습관에

물들어 잘못되면 제대로 재능을

발휘하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이 말의 결론으로 안자는 습속이성

즉, 습속이 사람의 본성을 바꾼다

라고 말했다. 여기서 습속이란 한

사회에서 이어 내려온 고유한

관습이나 풍습, 즉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열녀전>에는 우리가

잘 아는 맹모삼천지교의 고사가 나온다.

맹자의 교육을 위해 어머니가 세 번

거처를 옮긴 이야기인데 우리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잘 말해준다.


어린 맹자는 묘지 근처의 집에

살 때는 장례식 흉내로, 시장 근처에서

살 때는 장사하는 흉내로 하루 온종일을

보냈다.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맹자의

어머니는 집을 학교 근처로 옮겨서 맹자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뛰어난

인물이 된 맹자조차도 환경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다.


남송 시대에 계아라는 사람이 벼슬에서

파직되고 남강군으로 내려가, 여승진

이라는 사람의 옆집을 1,100만 냥을

주고 샀다. 여승진이 집값을 그렇게

비싸게 준 이유를 묻자 계아는 집값은

100만 냥이지만, 당신과 이웃하는 값은

1,000만 냥이라고 말했다. 평생을 두고

교류하고 배울 만한 친구의 곁에 있는

값이 집값의 무려 열 배를 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백만금으로 집을 사고,

천만금으로 이웃을 산다라는 백만매택,

천만매린의 고사다.


오늘날 우리는 자녀에게 소위 좋은 학군을

제공하기 위해 비싼 값을 주고 주거지를

선택하지만, 옛날에는 훌륭한 사람과 이웃

하기 위해 거금을 들였던 것이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은 지극히 어려운

환경과 상황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조차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아니다. 그들은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환경을 이겨내고 극복했거나

스스로 그 환경을 바꾸었다. 말하자면

나쁜 환경에 물들지 않고 더 좋은 환경을

찾아 거기에 몸담음으로써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인생을 실패한 사람들은 흔히 부모를

잘못 만나서, 나쁜 친구를 사귀어서,

환경이 좋지 않아서, 등 외부 요인들을

핑곗거리로 든다. 그러나 정작 그 환경을

바꾸고, 나쁜 환경을 이기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사람의 앞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다. 자신의 환경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은 자신의 앞날도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지만, 환경 탓만 하면서

아무것도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은

그 나쁜 환경의 지배를 받게 되고 결국

그 환경에 매몰되고 만다.


공부하는 습관은 인생도 바꾼다

<서경>에는 습여성성, 즉 습관이 오래되면

천성이 된다라고 실려 있다. 천성은 흔히

타고난 성품으로 평생을 두고 바뀌지

않는다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천성의

탓으로 돌리며 변명하곤 한다.

그러나 고전에서는 천성을 핑곗

거리로 삼지 말라고 따끔하게 말한다.


평소에 올바른 습관을 들이기만 하면 

어떤 천성으 타고 났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어> 양화편에 실려 있는 타고난

본성은 서로 비슷하지만 습관에 의해

달라진다라는 글은 좀더 현실적이고

절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우리에게

습관의 힘에 대해 잘 알려준다.


<서경>에 실린 말이 절대적, 단정적

이라고 한다면 <논어>에서는 상대적인

비교로 교모하게 우리를 자극한다.

타고난 천성은 비슷하지만 어떤 습관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사람들 간에 차이가

생기고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성은 타고난 본성을 말한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성품, 기질,

재능 등을 아울러 하는 말이다.

그리고 <논어>는 사람들이 타고난

이런 천성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모두 비슷하게 타고난다는 것이다.


습은 습관이다. 어린 새가 날갯짓을

배우는 모양에서 나온 말로, 어떤

일을 되풀이함으로써 의식하지

않아도 계속 하는 일이다. 요약하면,

우리는 모두 천성은 비슷하게 태어

나지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나

생활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되풀이

하는 습관이 우리의 인생을 좌우

한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미루어보면

천재를 만드는 것도, 평범한 사람에

그치는 것도 습관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인물에게는 공통

적인 습관이 있다. 짐작하겠지만 그

한 가지는 공부하는 습관이다. 위대한

인물들의 공부하는 습관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는 수많은 책들을 통해 잘

알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부하는

습관, 독서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어느 특정한 한 분야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변화를 주도했다.


동·서양의 고대 철학자들을 비롯하여

중세시대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레오

나르도 다 빈치와 같은 학자들, 그리고

링컨, 처칠 등의 정치가, 현대에 들어와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던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등 혁신적인 경영자들까지 우리가

익히 아는 위대한 사람들은 어느 한 사람도

공부를 게을리 했던 사람은 없다.


결국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된다. 역사를 바꿀 정도로 위대한 인물들의

핵심적인 성공의 요소가 공부하는

습관이라는 사실이다.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상 <내가 고전을 공부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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