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발견> - by 최정운
365일 책을 소개하는
Stories Book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한국인의 발견>이라는
역사 도서입니다.
우선 차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제1장 문학에 나 있는 사상으로의 길
제2장 해방과 건국
제3장 전쟁과 아프레게르
제4장 한국인의 부활
제5장 두 개의 혁명
제6장 역사와 개성의 시대
제7장 분열과 연합의 시대
제8장 투쟁의 시대
제9장 근대로의 진입
제10장 결론
역사 책 답게 많은 차례를
보여주고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읽다 보면 금방이고
우리나라의 역사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한국인의 발견>의 저자인
최정운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거쳐 시카고대학교
정치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서양 정치사상을 연구하면서
정작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한국 근현대 사상사의
부재를 깨닫고 이를 발굴, 정립하는
연구에 매진해왔다.
전작 <한국인의 탄생>과
이 책 <한국인의 발견>은 그러한
지적 여정의 결과물이다.
지은 책으로 <한국인의 탄생>
<오월의 사회과학>, <지식국가론> 등이있고,
논문으로는
<푸코의 눈: 현상학 비판과 고고학의 출발>
<새로운 부르주아의 탄생: 로빈슨 크루소의 고독의 근대사상적 의미>
<권력의 반지: 권력담론으로서의 바그너의 반지 오페라>등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꽤 오래전에 정해져 있었다.
이 책은 2013년 10월에 나온
<한국인의 탄생: 시대와 대결한 근대 한국인의 진화>의
후편에 해당한다.
이미 그 책에서 해방 이후 시대의 이야기는
다음 책에서 이어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 책이 이 시점쯤에 나올 거라는
예상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아마 이 책도 많이 팔리기 어려울 거라는
우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전공 분야에도 속하지 않고
교양으로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책인 데다
하물며 우리나라 같은 지적 상황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다.
저자가 정치학자라지만 정치학적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소설 이야기는
많이 해놓았지만 문학 전공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뜬금없는, 게다가 뻔한 이야기만
늘어놓으니 그저 괘씸할 뿐일 것이다.
또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역사학에서
쓰는 자료는 전혀 다루지 않았고 글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이런 묘한 상환은 필자가 오래전부터 겪어
온 운면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학부 때부터 노재봉 선생님께서는
우리들을 서양에서 조직한 어떤
전문 학문 분야에 따라 가르치지 않으셨고
차라리 한국 지식인들이 알아야 할
폭넓은 철학과 사상, 역사, 현실 문제 등에
관해서 두루 말씀을 해주셨다.
어쩌면 필자가 평생 해온 학문이라는 것의
활동 범위와 스타일은 선생님의 가르침에서
결정되었는지 모른다.
필자는 결코 모범생으로 살아온 일이 없고
내심 좋은 학점이나 상, 칭찬을 받겠다고
애쓰는 친구들을 경멸해왔지만,
정작 내 인생의 대부분을 노 선생님
흉내를 내며 살아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남지 않은
정년퇴직 후에도 다른 식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미국에 유학을 가서도
그런 식의 공부를 계속 했던 것 같다.
사회적 지식의 문제를 유학 첫 해에
발견하고는 계속 붙잡고 늘어져 9년
만에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했지만
이 또한 철학, 비교정치, 역사에 걸쳐
분야를 정의하지 못할 논문이
되고야 말았다.
그러고는 모교에서 교수 자리를
얻었는데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정착된 과목들을 가르치지 못하고
차라리 새롭게 분야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
외로운 자리를 맡아 헤매게 되었다.
사실 어떤 과목을 맡아도 늘 그런
식으로 몰아갔던 것 같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가 <국제문화론>
<한국 정치·외교 사상>일 것이다.
이 과목들은 미국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에서 정론이 되어 있는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을 대체할
시각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언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는 미국에서
국제정치학 등을 공부한 대부분의
교수들이 공유하지 않는 바였고,
외로운 방랑의 길이 기다릴 따름이었다.
미국에서 배워온 서구의 학문들은
국제정치학, 정치학을 위시해서
마술사의 보자기가 결코 아니다.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의
방법론이 결코 아니다.
어떤 때는 비둘기도 나오고, 토끼도 나오고
금발 미녀도 나오는, 마음만 먹으면
뭐든 꺼낼 수 있는 마술의 보자기가 아니다.
지식인, 학자 노릇을 해보니
좋은 논문을 많이 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우리 세상에 꼭
필요한 의미 있는 연구를 하고 글을
쓰는 것이 보람 있는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1990년대 후반부터 필자는
본격적으로 우리에게 실존적 문제라
생각되는 한국 근현대의 문제에
치중하게 되었다.
우리가 서양에서 그들의 학문을
배워와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필자
또한 열심히 참여했지만, 그렇게
세월을 보내다 보니 이 시대 한국
지식인으로서 고유의 사명은 방기되는
모순에 이르렀음을 발견했다.
그나마 필자의 경우는 비록 방랑의
운명 때문에 외로운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기존의
학문 조직과 교과서들, 대학의 커리큘럼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고민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고 우리 사회의
지적 상황을 돌아보고 자신이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다.
고독한 방랑의 운명은 괴롭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자유롭게 고민하고
보람 있는 삶을 찾아갈 수 있는
축복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직계 선배인 하영선 교수님께
받은 도움에 가슴 뭉클함을 다시 느낀다.
이 책 또한 오랜 방랑과 고민
순례의 결과임에 분명하다.
가끔 서문중에 이렇게 무엇인가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감성을
자극하는 말들이 등장을 할 때가 있다.
문학, 역사책은 솔직히 읽기가
꺼려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미가 없고
따분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책 처럼 관심이 있어서
보는 사람이 드물기도하고
관심이 있다 해도 단어들이
익숙하지 않고 얼핏 들었던 단어와
뜻을 대충 알고 있어서 순간적으로
그냥 지나가는 현상을 마주한다.
그러다 보니 내용은 나중에 정리가
되질 않고 뒤죽박죽 되버린곤 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책들에 비해
적게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해도 결코 모르면 안되는
안읽으면 안되는 부분이라
생각하여 가끔씩 읽는다.
<한국인의 발견>을 읽기전에
<한국인의 탄생>을 먼저 읽기 바랍니다.
사상으로의 접근
우리의 경우에도 과거에 있었던
사실로서의 역사는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고 업적도 상당량이
축적되어 왔다.
그런데 역사가나 사회과학자들이
현실 또는 사실 이라고 말하는
연구대상은 엄밀히 말해
현실 자체라기보다 증언, 목격담
경험담, 고백 등의 형식으로 된글
또는 각종 담론이 담긴 문서들이고
따라서 이들이 말하는 견고한 사실이란
이러한 문서들에서 가시적이라고 판단되는
상황들에 대한 은유일 뿐인다.
이들이 연구대상으로 삼은 사료
대부분은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후에
재구성된 것으로 사건에 대한
목격자나 화자의 판단, 인상, 기억
해석, 회상에 의지하거나 나아가
그 사건이 갖는 사회적 의미 등을
반추해서 진술된 것이다.
따라서 이를 통해 얻은 사실이라는
것은 늘 사람들의 생각, 판단, 해석
사상을 이미 포함한다.
사회적 현실을 통계 데이터로
조직해놓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떤 기준에 의거해 사실로 판단할 것인지
그것을 데이터로 등록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사전에 결정된
기준에 따라 이루어진다.
나아가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정치적
사건들은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어떤 생각을 해서
어떤 행동을 하고, 그것이 계가가 되어
벌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정치적 사건은 행위자들 또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뚜렷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모든 인간 행동의 의미를 막스 베버는
몇 가지로 분류하여 단순화를 시도했지만
인간의 행위란 그렇게 몇 가지로 분류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베버의 분류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행위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역사에 나타나는 정치적 사건들을
이루는 행위는 그와는 상당히 다르다.
정치적 사건들의 경우에는 앞에서
지적한 대로 사건의 이름을 짓는 문제로
논쟁이 발생하는데, 이 논쟁은 사건의
성격을 피상적 수준에서 정치적 규정으로
확정지으려는 시도들 간의 갈등이다.
그 사건이 민중항쟁인지 시민 의거인지
또는 민주화운동인지 폭동인지를
군위적 선택으로 확정했다고 해서
그 사건의 역사적 사회적 의미가
최종적으로 이해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이런 규모의 사건들을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발생 날짜를 선택하여
4·19니 3·1운동이니
5·4운동이니 하는 숫자로
즉 의미를 기술하는 논쟁적 언어를
제외하고 달력의 숫자만으로 부른다.
문제는 이런 사건에 특정한
이름을 붙여놓고 밖에서 흘끗 보아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사건을
규정하고 찬양가를 부르면 역사가
바로 선다고 믿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야말로 우리 역사의
수많은 심연을 묻어버리고 우리의
기억과 존재를 지워버린 장본인들이었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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