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 - by 김수현
우리는 자기 자신 외에
그 무엇도 될 수 없고,
될 필요도 없다.
진짜 나로 살기 위한 뜨거운 조언들
어른이 처음인 당신을 위한 단단한 위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내게 친절하지 않은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을 것
대학을 갓 졸업했을 무렵, 나는 한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 내가 처음으로
배정된 팀에서 만난 주임은 나를
하인처럼 대했다고 할까?
갑질이 적당할 듯. 자기 앞에
있는 모니터를 10cm 옮기는 것도
나를 시켰고, 사소한 실수만 해도
나 엿 먹어? 라며 면박을 줬다.
사회생활이 처음이었고,
모든 게 평가 대상이었던 인턴
신분의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저 이 집단의 가장 아래 놓여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호모이턴스 시절을 보냈다.
그렇게 인턴십을 마치고 한참이 지난
어느 날 잠자리에 드는데 갑자기 그
선배 생각에 분한 마음이 일었다.
내가 정말 참을 수 없었던 건,
그녀가 나에게 한 행동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서 표정 한 번 구기지
않은 나 자신이었다.
큰 권한이 있던 것도 아닌데 대단한
권력이라도 지닌 듯 구는 그녀에게
나는 단 한번도 꿈틀하지 못했고,
그런 나의 태도는 그녀가 나를 점점
더 하대하게 만들었다.
좀 다른 경우긴 하지만, 민주화 운동을
하다 고문을 당했던 사람들이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이유는 그때
겪었던 고통이 아니라 고문관에게
잘 보이려 했던 자신의 비굴함이라 했다.
사람의 자존감에 치명상을 끼치는 건,
부당한 대우 자체보다 부당한 대우에
굴복한 자기 자신인 거다.
그러니 우리에게 친절하지 않은 이에게,
우리를 존중하지 않는 이게게, 친절하려
애쓰지 말자. 상황을 바꿀 수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들에게 비굴해지지는 말자.
저열한 인간들로부터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에겐
최소한의 저항이 필요하다
비참해지려 애쓰지 않을 것
인스타그램이라는 신세계에 입성했을
무렵, 랜덤으로 사진이 보이는 피드에서
약간의 과장을 보태 허리까지가 가슴인
엄청난 글래머의 사진을 보았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보니
말로만 듣던 럭셔리 SNS였다.
예쁘고, 몸매 좋고, 명품을 휘감고,
늘 해외여행 중인 여자. 하지만 나에게
문화충격을 준 것은 나와 다른 그녀의
삶이 아니라 그녀의 수많은 팔로워였다.
도대체, 그 많은 사람들은 왜 이 여자의
삶을 들여다볼까? 궁금해하며 계속
들여다보니, 문득 아침에 맛있게 먹은
삼각김밥이 처량해졌고, 득템 했다고
좋아한 8,900원짜리 OMG 스팽글 가방이
초라해졌다. 미디어는 너무 쉽게 타인의
삶을 훔쳐볼 수 있게 하고, 옛날 같았으면
평생 모르고 살았을 이들의 완벽해 보이는
삶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런데 과연 그 호기심은 무료일까?
<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법> 이란
책에서는 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내 삶과 비교하는 것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법이라 이야기했다.
우리 역시 약간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구경하고, 그 대가로
비참함을 지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충족된 호기심으론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그 에너지와 호기심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삶을 돌보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러니, 타인의 삶에 기꺼이 친구는
되어주되 관객은 되지 말자.
몇 장의 사진으로 요약된 그들의 삶보다
우리에겐, 우리의 삶이 더 소중하다.
부디 비참해지려 애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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