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따의 정치학 > - by 조기숙
상상력에 권력을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왕따를 없애야 한다. 왜 왕따
노무현이 생겼으며 지금 누가
문재인을 왕따 시키려 하는지
답을 제시하는 책
왕따의 정치학
언론의 기승전 문재인 죽이기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전국구,
새날 팟캐스트 청취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정치
분석가 조기숙 교수의
왕따의 정치학
정치에 대해서는 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베스트 순위에 올라와
있길래 궁금해서 읽어 봤고 그
내용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논평가로서 나의 원칙과 규칙
첫째 원칙: 어느 쪽에도 치우지지 않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공정한 논평을 하겠다.
기계적인 중립은 젊은이들 판단에 도움이
되지도 않고 기회주의적이기에 처음부터
중립을 지킬 생각은 없었다. 나에게 공정
한 논평이란 국민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
대안을 정치인에게 제시하는 것이었다.
나는 정치에 대해 도덕적으로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걸 가장 싫어한다. 개인의
야심을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에게 그런
도덕적 훈계가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그래서 현실적으로 국민에게 이익이
되고 정치인도 성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걸 나의 사명
으로 생각했다. 정치인이나 정당이 내
조언을 따랐을 때 현실 정치에서 그들
에게도 이익이 되고, 궁극적으로 국민
에게도 이익이 되는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공정한 논평을 위해 정치인을
사적인 자리에서는 일절 만나지 않는
다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었다. 이 때
문에 학계 선배들이 초청하는 정치인
과의 모임 등에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곤란한 일을 많이 겪었다. 혹시라도
내가 건방지다고 오해했던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빈다.
둘째 원칙: 여론이 한쪽으로 쏠릴 때는
인기에 편승하기보다 소수의 편에 서서
대안의 해석을 제시함으로써 여론의 균
형을 맞추겠다. 내가 언론 활동을 하는 건
개인적인 영향력이나 인기를 얻는게 목적이
아니므로, 편하게 다수의 편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다수가 원하는
입장은 많은 논객이 함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욕을 먹더라도 우리가 놓치고 있는 생각
이나 대중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만큼 시기적
으로 앞서는 생각 등, 논리적 설득만 가능하다면
억압당하는 소수의 편에 서기로 했다. 무엇보다
판단이 어려울 땐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게
정의라고 생각했다.
셋째 원칙: 날개가 있는 것은 추락한다는 진리를
알았기에 거품 인기를 만들어내지 않으려고 노력
하겠다. 제일 중요한 게 언론 노출 횟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신뢰받는 논평가가 되기 위해서는 콘텐
츠가 중요하기에 연구와 강의를 언론 활동보다 우
선시했다. 그렇게 해서 스스로에게 허용한 횟수가
신문 칼럼은 최대 1개월에 한 번, 방송 출연은 1년
에 두 번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같은 주제로 겹치
기 출연이나 여러 신문에 중복 칼럼을 쓰지 않는
것이었다. 정치 토론이나 대담 외에 유명세를 이
용하는 프로그램, 예를 들면 옛 스승을 추억하거나
뭔가를 소개하는 자리 등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규칙도 만들었다.
논평가로 데뷔하자마자 섭외가 빗발쳐 자기관리
에 애를 많이 썼다. 한 방송인의 주장에 따르면
내가 어느 날 혜성처럼 나타나서 방송가를 휩
쓸었다고 했는데, 실제 내가 연 2회 이상 TV
출연을 하지 않겠다는 사실을 나중에 발견하고는
좀 당황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넷째 원칙: 논평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얻게 되면
절대 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하지 않겠다. 우선
언론에서의 유명세를 이용해 정치권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건 나를 공정한 논평가로
믿었던 독자나 청취자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생
각했다. 많은 이들이 정치로 가는 징검다리로
논평가 자리를 이용했기에 나만큼은 변하지
않고 믿을 만한 논평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싶었다.
다섯째 원칙: 선거나 정치에 대한 나의 예측이
틀리면 논평가를 은퇴한다는 자세로 내 발언에
책임을 지겠다. 나는 교수나 논개들의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에 넌더리를 냈다.
전문가라며 아무 소리나 하고 그것이 다 틀린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
는 사람들이 무슨 오피니언 리더라고 활동을
하는지 그들의 염치와 양심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자신 있게 시시비비를 가리되 내가 틀린
것이 밝혀지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이며,
그중 가장 큰 책임은 논평가를 은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자신의 원칙을 꾸준하게 쭉 지켜
나가는 일은 쉽지 않을 것라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의 위치, 지위를 갖게 되면
유혹을 받게 되는 경우가 생길텐데 그것을
다 뿌치리고 자신만의 지조를 지키면서
일한다는 건 그 각오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신의 원칙과 지조를
지켜나가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다시 왕따의 정치학 입니다.
약자 편에 서면서 신뢰 잃은 논평가가 되다
예외적으로 2012년 대선 때 MBN 매일방송에
6~8회 출연한걸 제외하면 논객으로 활동했던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앞의 다섯 가지 원칙
을 거의 지켰다. 정치권에는 정말로 발을 들여
놓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노무현을 만난 걸
운명이라고 해야 하나. 고집스럽게 지키던 내
원칙 하나를 깨뜨리게 되었다.
처음부터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내가 기고한던 고정 칼럼이 노무
현에게 유리하면 수정되거나 삭제되거나 이상
한 제목이 붙는 일을 겪으면서 언론의 부당함
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이런 일을 겪기 전
에는 정치를 우리 언론의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는 교훈을 강준만 교수의 <김대중 죽이기>
를 통해 처음으로 배웠다.
<김대중 죽이기>를 접한 건 김 대통령이 당선
된 한참 후였다. 언론에 대한 개념이 없다 보니
1995년 DJP연대를 처음으로 주장하며 힘을 실
어줬던 사람으로서 옷 로비 사건 등을 보며 실
망감이 컸다. 그래서 김대중 정부에서 김 대통
령을 처음으로 때리기 시작한 사람이 나였다.
처음엔 금융위기 속에서 눈치를 보던 보수언론
이 < 대통령의 리더십이 문제다>라는 내 칼럼을
시작으로 김 대통령을 마음껏 조롱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의 왜곡되고 일그러진 모습을
깨달은 후에는 정치가 완전히 다르게 보이기 시
작 했다. 그래서 나는 강준만 교수에게 내 마음속
으로 평생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드렸다. 내가 쓴
칼럼과 참여했던 토론 중에 부끄러운 것은
없는지 되돌아보기도 했다.
한 기업의 경영자가 내 논평은 늘 뚜렷한 일관성과
체계가 보인다고 말했을 만큼 나는 수많은 내 발언
을 모두 기억한다. 상황에 따라, 사익을 위해, 혹은
특정인을 위해 입장을 정하기보다는 항상 이론과
연구 결과에 기초했기에 내 주장인지 아닌지를
순간적으로 감별할 만큼 일관성이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리더십이 문제다>라는 칼럼은
두고두고 부끄러움으로 남아 있다. 보수 언론의
렌즈로 김대중 정부를 바라봤던 내가 참으로
한심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 정책
기획위원회 한상진 위원장으로부터 위원회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한 위원장이
자정이 넘어서까지 전화해 함께하자고 통사정을
하는데 정말로 난감했다. 그러나 끝내 거절하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 김대중 정부가 싫어서 동참을 거절하는 게
아닙니다. 제가 밖에 있어야 언젠간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위해 더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선거 전날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가 깨지면서
노무현 후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내가 쌓아온
영향력을 쓸 때라는 판단을 내렸다. 나는 노무
현 지지를 호소하는 기고문을 오마이뉴스에
올렸다. 논평으로 얻을 힘을 반드시 나 개인
이 아닌 우리 사회의 정의를 위해 쓰겠다고
생각했기에 그 결정은 비교적 쉽게 내려졌다.
그것이 공정한 논평이라 믿었고, 내가 노무현
정부에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기에 나의
원칙을 훼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책 뒷부분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참여정부에 동참
하게 되었다. 노 대통령 캠프에 있었던
것도 아닌 내게 그런 말씀을 한 이유는
내가 논평가로서 했던 칼럼이나 토론을
즐겨 보면서 그대로 실천해 당선됐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청와대 들어간 지 한 달도 못 돼서
후회하기 시작했다. 논평가와 정부 인사의
입장이 그렇게 다른지 처음 알았다. 신뢰
받는 논평가일 때 나는 모든 사안의 시시
비비를 객관적으로 가렸고, 실제로 그런
논평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면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정부의 일원이
되자 내가 어떤 발언을 해도 왜곡되었고,
비난받았고, 신뢰를 잃었다.
물론 그 실마리를 제공한 건 내 쪽이었다.
대통령이 보수언론과 싸우는 모습이 국
민에게 부정적으로 보일 듯해서 내가
싸움을 도맡아 했기 때문이다.
나를 논평가로 키워줬던 보수언론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내가
밖에서 도왔다면 도움이 되었을 텐데 안에
있으니 노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했다.
이상 < 왕따의 정치학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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