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임 > - by 최인철

심리학에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을 의미한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관조하는 사고방식,

세상에 대한 비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




프레임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고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새로운 통찰을 일깨우며 심리학 바이블

로 자리매김한 프레임은 세상을 바라보

는 마음의 창에 관한 책이다. 사람들은

흔히 프레임을 마음가짐 정도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프레임은 결심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설계의 대상이다.


언어와 은유, 가정과 전제, 단어와

질문, 경험과 맥락 등을 점검한 후

에 더 나은 것으로 설계하고 시공

하는 작업을 요한다. 이 책은

우리의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실수와 오해가 프레임에 의해

생겨남을 증명하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한다.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나와 타인을 이해하고,

더 나은 삶을 창조하는 지혜와

겸손을 장착하는 것, 우리가

프레임을 배워야 할 이유다.




프레임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Chapter 01 프레임에 관한 프레임

세상의 보는 마음의 창, 프레임


프레임에 관한 가장 흔한 정의는

창문이나 액자의 틀 혹은 안경테

다. 모두 보는 것과 관련이 있다.

프레임은 뚜렷한 경계 없이

펼쳐진 대상들 중에서 특정 장면이나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골라내는 기능을 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풍경 중 어느 곳을

찍을지 고민하는 사람이 양손의

엄지와 검지로 사각 프레임을 만들

어서 여기저기 대보는 장면을 상상

해보라. 동일한 풍경을 보고도 사람

들마다 찍어낸 사진이 다른 이유는

그들이 사용한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리학에서도 기준틀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이 역시 세상을 관찰하는 데

사용되는 특정한 관점을 의미한다.

정확히는 어떤 물체의 위치와 운동을

표현하는 좌표를 뜻한다.


프레임은 한마디로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의 창이다. 어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세상을 향한 마인드셋, 세상에

대한 은유,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모두 프레임의 범주에 포함되는

말이다. 프레임은 특정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도록 이끄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보는

세상을 제한하는 검열관의 역할도 한다.


핑크대왕 퍼시


서양 동화 중에 <핑크대왕 퍼시>라는

재미있는 작품이 있다. 퍼시는 핑크색을

광적으로 좋아하여 자신의 옷을 포함한

모든 소유물을 핑크색으로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매일 먹는 음식도 핑크 일색이었다.

그러나 핑크대왕은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성 밖에 핑크가 아닌 다른 색들이

수없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핑크대왕은 백성들의 모든 소유물을

핑크로 바꾸게 하는 법을 제정했다.


왕의 일방적인 지시에 일부는 반발했지만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옷과 그릇, 가구

등을 모두 핑크색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핑크대왕은 여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아직도 핑크가 아닌

것들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는 나라의 모든 나무와 풀과

꽃, 동물까지도 핑크색으로 염색

하도록 명령했다. 대규모 군대가

동원되어 산과 들로 다니면서

모든 사물을 핑크색으로 염색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었다.


심지어 동물들은 갓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핑크색으로 염색되었다.


드디어 세상의 모든 것이 핑크로

변한 듯 보였다. 그러나 단 한 곳,

핑크로 바꾸지 못한 곳이 있었으니

바로 하늘이었다. 제아무리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왕이라도 하늘을 핑크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며칠을 전전긍긍했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자, 핑크대왕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스승에게 방법을 찾아내도록

명령했다. 밤낮으로 고심하던 스승은

마침내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꿀 묘책을

찾아내고는 무릎을 쳤다.


핑크대왕 앞에 나아간 스승은 이미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꿔놓았으니 준비한 안경을

끼고 하늘을 보라고 했다. 핑크대왕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스승의 말을 따라

안경을 끼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구름과 하늘이 온통 핑크색으로

변해 있는 것이 아닌가.


스승이 마술이라도 부려서 하늘을

핑크색으로 바꿔놓은 것일까?

아니다. 스승이 한 일이라곤

핑크빛 렌즈를 끼운 안경을 만든

것뿐이었다. 하늘을 핑크로 바꾸는

것이 불가능했기에, 대신 하늘을

핑크색으로 보이게 할 방법을 찾아냈다.




핑크대왕은 크게 기뻐하며 그날 이후

매일 핑크 안경을 끼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백성들은 더 이상 핑크색 옷을

입지 않아도 되었고, 동물들도 핑크색

으로 염색할 필요가 없었다.


핑크 안경을 낀 대왕의 눈에는 세상은

언제나 핑크였다. 우리도 각자의 안경

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핑크

대왕 퍼시와 별반 다르지 않다.


프레임의 역할


프레임의 대한 철학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사람의 지각과 생각은 항상 어떤 맥락,

어떤 관점 혹은 일련의 평가 기준이나

가정하에서 일어난다. 그러한 맥락,

관점, 평가 기준, 가정을 프레임이라 한다.


지각과 생각은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을

뜻한다. 따라서 위의 정의에 따르면

우리의 모든 정신 활동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맥락과

가정하에서 일어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어떤 관점과 기준 그리고 일련의

가정을 염두에 두고 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간혹 어떤

사람이 자신은 어떤 프레임의 지배도

받지 않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본다고 주장하는데,

그 주장은 진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다면 프레임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다시 철학 사전을 들여다보자.


프레임은 우리가 지각하고 생각하는

과정을 선택적으로 제약하고, 궁금적

으로는 지각과 생각의 결과를 결정한다.


프레임은 우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어떤 행동을

하는지, 그 모든 과정을 특정한 방향

으로 유도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모든 정신 과정을 프레임이

선택적으로 제약하기 때문에, 우리가 어떤

프레임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처음부터

전혀 보지 못하는 대상과, 고려조차 하지

못하는 선택지가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보게하는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처음부터 보지 못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보게 하는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처음부터

찾지 못한다.


프레임에 관한 철학정 정의를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프레임이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상 < 프레임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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