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임수 > - by 샤를로테 링크

그는 오래 전에 잊었지만

그들에게는 악몽이었다.

완벽하게 봉합한 비밀이

복수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눈에 보이는 얼굴과 속임수로 만든 얼굴

당신이 아는 그녀의 얼굴은 가면일 수 있다.



2천5백만 부 팬마 기록을 세운

소설 속임수 독일 현대소설의

살아 있는 신화 샤를로테 링크 대표작



소설 속임수 줄거리


은퇴한 형사 리처드가 자택에서 살해된다.

스캘비 경찰서의 케일럽 반장은 특별전담

반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하고, 런던경찰

국에서 근무하는 리처드의 딸 케이트

경사도 수사에 합류한다. 리처드가

재직 중 감옥에 넣은 데니스가 유력한

용의자로 부상한 가운데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단 한 번의 그릇된 선택에서 비롯된

연쇄살인, 리처드는 까마득히 잊었지만

그들 가족에게는 악몽의 시간이었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인물들이 펼치는

매혹적 스토리, 완벽한 플롯, 허를

찌르는 반전이 함께 하는 소설 < 속임수 >




본문 내용도 살펴 보겠습니다.


2001년 9월 14일, 금요일

한여름 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12시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곧바로 지난 7월에 생일선물로

받은 메탈블루 색상의 자전거에 올랐다.

7월에 다섯 살이 된 아이는 9월 초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학교생활도

즐거웠다. 아이는 벌써 다 자란 듯

기분이 우쭐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친구들이 모두들 부러워마지 않는

자전거를 선물로 받은 게 기분 좋았다.


짝꿍 개빈이 자기 자전거가 더 좋다며

억지를 부렸지만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소리일 뿐이었다.


차 조심하고, 늦어도 저녁 6시까지는

돌아와! 엄마가 자전에게 올라 있는

아이를 향해 소리쳤다. 아이는 별

걱정을 다 한다는 듯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마침내 힘껏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길을 나설

때마다 엄마는 늘 차 조심과 함께

친절을 가장해 접근해오는

유괴범이나 산성비 따위를

조심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엄마가 널 사랑하기 때문이야.

아기가 괜한 걱정하지 말라며

투덜거릴 때마다 엄마는 늘

그렇게 말했다.


아이는 시내를 벗어나기 전까지는

엄마의 당부를 떠올리며 조심스레

자전거를 몰았다. 아이는 이제 마냥

어리지 않았고, 뭘 조심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마침내 신나게 달릴

수 있는 도로가 눈앞에 펼쳐졌다.


몇 주 전 처음 발견한 이후 매일처럼

찾아오는 지방도로는 무엇보다 차량이

자주 오가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도로 양옆으로 푸른 초원과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유난히 화창해 마치 넓은

들판 위에 새겨진 황토색 선 하나가

지평선까지 닿아 있는 듯보였다.


여름철에는 높게 자란 곡식들이 시야를

가렸을 테지만 지금은 추수를 마친

계절이라 지평선 끝까지 그대로 이어진

도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제 오가는

차를 신경 쓰지 않고 맘껏 달릴 수

있는 길이 아이를 손짓해 부르고 있었다.


머릿속에서 유명한 카레이서가 된 아이는

지금 페라리를 몰고 있다. 아이가 운전하는

페라리가 선두에서 달리고 있지만 다른

차들이 닿을 듯 말 듯 추격전을 펼치고

있어 등줄기를 타고 짜릿한 전율이

흘러내렸다. 그는 화려한 운전기술을

동원해 경쟁자들을 따돌리며 앞으로

치고 나갔고, 이제 마지막 고비만 잘

넘기면 대망의 우승이 기다리고 있었다.


뒤따르는 카레이서들 역시 실력이

뛰어났지만 아직 아이를 당할

사람은 없었다. 이제 시상대의 가장

높은 곳에 올라 열광적인 환호를

보내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며 만면에 웃음 지을

일만 남아 있었다. 방송사

카메라들이 운집한 가운데

스포츠캐스터의 하이 톤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아이는 힘껏 페달을 밟는 동시에

몸을 최대한 숙였다. 맞바람이 불어와

머리카락을 흩날리게 했다. 그야말로

환희에 넘치는 순간이었고, 소리 높여

환호성을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머릿속으로 그려본 가상의 도전자들

말고는 아무도 없는 도로였다.

사방을 둘러봐도 사람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오로지 끝없이 이어진 도로만이

있을 뿐이었다. 아이는 그 도로 인근에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이제 자전거를 타고 맘껏

질주할 수 있는 시간이 불과 2분밖에

남아있지 않았지만 아이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짧은 생이 곧 끝나리

라는 것에 대해서도...


이상 < 속임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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