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 - by 벨 훅스


명로하고, 간결하고, 쉽게 읽히는

한 권으로 알아보는 페미니즘 입문서

이런 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20년

넘게 생각만 하다가 아무도 써주지

않았기에 결국 내가 쓸 수밖에 없었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이라는

제목은 이 책의 성격을 한눈에

보여주는 일종의 구호다.


명료하고, 간결하고, 쉽게 읽히는 책,

그런 점에서 내 꿈이 실현된 책이다.

이 책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페미니즘에

한 발 더 가까이 초대하기 때문이다.


1장 페미니즘 정치

우리가 서 있는 곳


페미니즘이란 간단히 말해서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10년도

더 전에 쓴 <페미니즘 주변에서 중심으로>

에서 페미니즘을 이렇게 정의했었다.




그때만 해도 누구나 이렇게 페미니즘을

정의했으면 좋겠다 싶었다. 나는 이 정의가

퍽 마음에 들었는데, 남성을 적으로 돌리지

않는 듯했기 때문이다. 성차별주의를 문제로

지목하면 상황의 본질을 곧장 파고들게 된다.


실제로 페미니즘을 이렇게 정의하면

성차별주의를 공고히 하는 주체가 여성

이든, 남성이든, 아이든 어른이든 상관없이

성차별주의적 사고와 행동이 문제라는 걸

일깨워줄 수 있다. 게다가 이는 구조적으로

제도화된 성차별주의에 대한 이들까지

포함할 정도로 포괄적이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정의는 일종의

열린 걸말과도 같다. 페미니즘을 이해

하려면 성차별주의부터 알아야 한다고

이 정의는 시사하고 있다.


페미니즘 정치의 옹호자라면 다 알겠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성차별주의가 뭔지 잘

모르고 설사 안다고 해도 이를 문제시

하지 않는다. 대중은 페미니즘을 항상

남성과 동등해지려는 여성들에 관한

것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래서 페미니즘을 반 남성주의로

여기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사람들이

주로 가부장제적인 대중매체로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정보를 얻는 현실에서

페미니즘 정치에 관한 오해가 비롯된다.


대개 그들은 주로 젠더 평등에 헌신하는

여성들의 페미니즘을 가장 많이 접한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나 여성과 남성이

가사노동과 육아를 공동으로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식의 페미니즘 말이다.


그들이 보이게 이렇게 주장하는 여성

들은 대개 백인이고 물질적으로 특권

층에 속한다. 대중매체에서 접한 바에

따르면, 여성해방운동은 임신중단을

선택할 이유, 레즈비언일 자유, 성폭

력과 가정 폭력에 항거할 자유를

위해 싸운다.


많은 이들이 이런 문제들 중에서도

직장 내 젠더 평등 즉, 동일노동

동일임금 주장에는 공감한다.


기독교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미국

사회에서는 신이 정한 바에 따라

가정에서는 여성이 남성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취직을 하는 여성들이 아무리 많아도,

가정 내에서 실질적 가장인 여성들이

아무리 많아도,  미국 사람들은 가정에

성인 남성이 있건 없건 남성 중심주의

논리가 고스란히 유지되는 가정생활을

이상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페미니즘 운동이 반남성주의라는

그릇된 인식은 모든 여성의 공간은

필연적으로 가부장제와 성차별주의가

끼어들 여지가 없는 장소일 수밖에 없다는

그릇된 생각과 결부되었다. 심지어 페미니즘

정치에 관련 된 사람들을 비롯해 수많은

여자들이 이렇게 믿었다.


남성중심주의에 분노로 대항했던 초기

페미니즘 활동가들 사이에 반남성

정서가 팽배했던 것은 사실이다.

여성들이 해방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바로 남성중심주의라는

불의를 향한 분노였으니 말이다.


초기 페미니스트 활동가들은 대부분

페미니즘 운동에 뛰어들기 전 남성

들과 함께 계급주의와 인종차별철폐를

위해 싸운 이들이었다. 그런데 이 남성

들은 세상을 향해서는 자유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면서 정작 동료 여성들은

무시했고, 이런 환경에서 여성은 남성

중심주의의 본성에 대해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사회주의를 위해 싸운 백인 여성이든,

인권과 흑인해방을 위해 싸운 흑인

여성이든, 원주민의 권리를 위해

싸운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이든

이 사실만은 확실히 알게 됐다.


남성들은 자기네가 직접 운동을

이끌고 여성들은 잠자코 뛰따라

오기를 원했다. 이러한 급진적

자유투쟁을 경험하면서 진보적인

여성들의 내면에서 반란과 저항의

정신이 깨어났고 마침내 그녀들은

동시대 여성의 해방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현대 페미니즘이 진보하면서, 다시

말해 우리 사회에서 남성만 성차별

주의적 사고와 행동을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성들이 깨달으면서

반남성주의는 더이상 운동의 이념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다.


여자도 마찬가지로 성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운동은

젠더 평등을 이루기 위한 전면적인

노력으로 그 중심이 옮겨갔다. 하지만

함께 연대해 페미니즘을 진전시키려는

여성들의 발목을 그녀들 내면의 성차

별주의적 사고가 붙잡았다.


여성들이 경쟁하듯 반목하는 한,

자매애는 강력해질 수 없었다.


이상 <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 입니다.


아직 저는 페미니즘의 본 뜻을

정확하게는 이해하지는 못했습니다.

페미니즘에 관한 책을 몇 권을

읽었지만 함부로 생각할 수 없고

함부로 발언 하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을 하기에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신 색안경을 끼고 바라 보지는

않고 경우에 따라 환경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안목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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