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하이든> - by 사샤 아랑고


완벽하게 제조된 진실을 쫓는

끝을 예측할 수 없는 스릴러이자

인간의 혐오스런 밑바닥을

예리하게 그린 블랙코미디

<미스터 하이든>




오랜만에 소설 책에 흠뻑 젖어서

보게 된 미스터 하이든 이런 스토리와

구상을 어떻게 생각해서 재미있게

책을 써 내려 가는지 존경하게됩니다.


재치 있고 사악한 올여름

최적의 스릴러


그날 내가 들이받은 것은 원치

않은 아이를 가진 애인이 아니라

아내, 그리고 거짓으로 쌓아

올린 내 인생이었다. 


이 문장을 보고 나서 호기심을

자극해서 <미스터 하이든>을

읽게 되었는데 읽기 잘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연출로 영화화 확정을 받았습니다.



<미스터 하이든>의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줄거리


성공한 소설가 헨리는 어느 날 자신의

편집자이자 애인인 베티에게서 임신

소식을 전해 듣는다. 아내 마르타에

대한 죄책감에 자살 충동까지 느끼는

헨리, 아내는 그의 유일한 가족이자

현재의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게 해준

중요한 인물이다.


사실 그의 모든 소설은 아내가 쓴 것이기

때문이다. 이별을 고하기로 결심한 그는

베티와 만나기로 하고 그들의 밀회 장소인

바닷가의 낭떠러지로 차를 몰고 간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세워져 있던 베티의

차를 들이받아 낭떠러지로 밀어 버린다.


그는 베티가 끽 소리도 못하고 차와

함께 차가운 바닷속으로 빠졌을 거라

고 추측하며,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집으로

돌아와 얼마 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문 밖엔 뜻하지

않은 손님이 서 있었다.


그것은 바로 베티였다. 게다가

베티는 피가 차갑게 식어버리는

듯한 말은 꺼낸다. 마르타가 자신을

찾아왔었고 자기 대신 차를 몰고

약속 장소로 나갔다고....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1


내 이럴 줄 알았지. 잠깐 눈길을

주었을 뿐이지만 헨리는 그동안의

불김한 예감이 현실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애벌레처럼

몸을 웅크린 태아는 한쪽 눈으로

그를 째려보는 것만 같았다.


저 꼬리 옆으로 뻗어나온 촉수 같은

게 아기 발인가? 인생을 살면서

절대적 확신이 드는 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 순간 헨리의

머릿속에는 선명한 미래가 펼쳐졌다.


저 애벌레는 무럭무럭 자라 사람이

될 것이다.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인간이 될 것이다.

주둥이를 나불대며 질문을 쏟아낼

것이고 언젠가는 인간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습득할 것이다.


태아의 초음파 사진은 딱 엽서만 한

크기였다.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흑백

스펙트럼이 있었고, 왼쪽에는 작은

글자들이, 위에는 날짜와 산모 이름,

의사 이름이 박혀 있었다. 사진이

가짜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운전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베티는

그의 눈에 눈물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그가 기뻐서 우는 거라고 생각한 그녀는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러나 그는

아내 마르타를 생각하고 있었다. 왜

마르타는 그에게 아이를

낳아주지 않았을까?

그가 지금 왜 딴 여자옆에 앉아

있어야 하냔 말이다.


그는 자신이 경멸스러웠다.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웠고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다. 살다 보면 어떻게든 된다는

믿음으로 이제까지 살아왔지만 제멋

대로 돼버리는 일도 있었다.


오후 시간이었다.

절벽 아래서는 철썩철썩 파도치는

소리가 단조롭게 반복되었고 바람은

풀을 뉘며 달려와 녹색 스바루의 유리

창을 두드렸다. 자, 시동을 걸고 힘껏

액셀을 밟기만 하면 돼. 그러면 차는

절벽 아래로 나동그라질 것이고 5분

안에 모든 게 끝나는 거야.


셋이 함께 죽는 거야. 하지만 그러려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베티와 자리를

바꿔야 한다. 그건 너무 귀찮은 일이

아닌가. 뭐라고 말 좀 해봐요.

뭐라고 말을 한단 말인가?


엎질러진 물이다. 그녀의 자궁 속

태아는 이미 꿈틀거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가 지금껏 살면서 배운게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할 말은 그냥

마음속에 담아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베티는 핸리가 우는 것을 딱 한 번

보았다. 메사추세스 스미스 대학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때였다. 그전에는

그가 운다는 것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한편 그때 맨 앞줄에 조용히 앉아 있던

헨리는 아내 마르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베티는 조수석 쪽으로 몸을 돌려

그를 껴안았다. 두 사람은 그렇게

포옹한 채 가만히 서로의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 헨리가 느닷없이

조수석 문을 박차고 풀밭에 구토를 했다.


낮에 마르타와 함께 먹은 라자냐가

그대로 나왔다. 그건 마치 태아의

벌건 살덩어리로 만든 과일 콤포트

같았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헨리는

사레가 들렸고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 캑캑거리기 시작했다.


베티는 구두를 벗고 재빨리 내리더니

그를 차에서 끌어내려 뒤에서 안고 그의

가슴께를 힘껏 눌렀다. 그렇게 여러 번

반복하자 그의 콧구멍에 라자냐가

뿜어져 나왔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었다. 베티가 그렇게 신속하게

올바른 응급조치를 취하다니

놀랄 노자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스바루를 배경으로

풅밭에 서 있었고 바람은 물거품을

실어와 눈처럼 뿌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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