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 by 이즈미 마사토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진실로 남을 위해 돈을 쓸 때

그 돈은 10배 이상으로 돌아온다네.


놀라운 결말에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 한 권


자신의 그릇을 키우고 돈과

인생의 주인이 되는 법


25만 명의 삶을

기적적으로 변화시킨 교양 소설



1장 만남

지금 자네는 1,000원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네.


2014년 11월 11일 오후 4시.

저물어가는 태양이 나의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벌써 날이 어두워지네. 여기에 얼마나 있었지?

사실 이 말에 답을 해줄 사람은 없다.

주변에 아무도 없기 때문은 아니다.


지금 내 주변에는 아이들과 학생들이

계속 오가고 있지만 내 목소리에 힘이

없어 아무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그정도로 나의 몸과 마음은 쇠약해져 있었다.


내가 아무리 여기 앉아 있어도

다들 관심조차 주지 않는구나.


나는 요 며칠 백화점 앞에 있는 분수 광장에

와 있는 일이 잦았다. 사실 광장이라고 부르기에는

과분하고, 백화점 본관과 별관을 연결하는 통로

옆 휴게소라 하는 게 더 격에 맞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이곳이 아주 마음에 든다.

별 규칙 없이 놓인 유리 탁자는 그날그날

햇볕의 강도에 따라 무수히 많은 표정들을 보여준다.


또, 천장이 시원스레 뚫린 통로 덕에 한여름에는

소나기가 지나간 뒤 떠오른 무지개를 특등석에서

바라보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어지러이 놓인 의자들이다. 언뜻 보면

단순하지만 찬찬히 바라보면 디자이너의

센스에 감탄하게 된다.


그 사람이 이름까지 궁금하게 만들 정도니까.


다만 딱 한 가지, 통로의 위가 뚫려 있어

비바람을 그대로 맞다 보니 조금 지저분한

게 못내 아쉽다. 그러나 그로인해 의자와

좀 더 거리를 둠으로써 객관적으로 그것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나는 이 광장을 처음 알았다.

당시에는 매일 집에서 자동차로 출근하며 이곳을

보았는데, 사실 그때는 아, 이런 곳에 광장이 있었구나

하고 놀라는 정도였다. 당시의 나는 일에 치여 사느라

이 광장의 존재 따위에는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벤치의 페인트가 얼마나 벗겨졌는지를 보고

제작 년도를 추측해보기도 하고, 분수가 물을

내뿜는 타이밍이 의도된 것임을 알아채고 감탄하기도 한다.

그런 사소한 것들에까지 생각이 미칠 만큼,

지금의 나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하지만, 나에겐 돈이 없다.


자랑은 아니지만, 솔직히 없다고

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니다.

말 그대로 전혀 없다. 그러나 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바로 빚. 그것도 3억 원이나 되는.

내가 온종일 이곳에 앉아 벤치의 페인트가

얼마나 벗겨졌고 분수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따지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현실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달리 없어 보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그것뿐이라고 단정짓고 싶다.


어두워졌네. 이제 슬슬 돌아 가볼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섣불리

일어서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 간다 한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무도 없는

싸구려 아파트에서 잠을 청하는 것뿐이니까.


그 아파트에서 지낼 수 있는

날도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지금 이곳보다 따뜻한 공간으로 돌아 가는

일마저 주저해야 한다니 그러나 집에 가면

그때는 정말 혼자가 된다.


나는 얼른 이 벤치에 계속 앉아 있어야

할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갈까? 싫어. 갈까? 싫어


벤치에 앉아 심각한 얼굴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한 남자에게 사람들은

한결같이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왔지만,

막상 내가 그들을 쳐다보면 모두 고개를

휙 돌리고 빠른 걸음으로 멀어져갔다.


유행이 뭔지 모두 내 가게에 왔었으면서

갑자기 속에서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앞을 똑바로 보며 힘껏 내뱉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최선을 다했잖아

나는 잘못한 게 없어.

운이 나빳던 거야.

무조건 운이 나빴어.


한심하게도 나는 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군가가 인정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어느새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나는 벤치에 앉아서 마음을 진정시키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느덧 1시간이 지나 오후 5시가 되었다.

가을 해는 완전히 기울어 순식간에 어둠이 찾아와다.

가로등이 드문드문 켜지고, 내 주변에도 인공 불빛이

흐릿하게 비추기 시작했다.


반면 나의 눈동자는 점점 초점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싸구려 점퍼만 걸친 채 추위를 견디며 덜덜 떨고

있는 내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면, 마치 작은

동물을 바라보듯 동정의 눈빛을 보내왔으리라.


따뜻하게 마실 거라도 있었으면

나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잔돈을 찾았다.

왼쪽 주머니에서 한 개, 오른쪽 주머니에서 두 개가 잡혔다.

순간 온몸에 안도감이 퍼졌다.


하지만 그 동전을 전부 꺼냈을 때, 나는 조금

전보다 더 크게 낙담해야 했다.


이상 <부자의 그릇>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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