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출력 독서 > - by 이정균
세상을 바꾸는 책 읽기의 비밀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
한 학기 한 권 읽기! 한 한기
한 권 읽기는 출력 독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엄마의
표정이 변하고, 내아이가 바뀐다.
프롤로그
문제는 출력(Output)이다
누구나 쉽게 독서 교육을 이야기합니다.
돈도 적게 들고 교육적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다가올 4차
혁명의 시기에 이만한 교육이 없다고
난리입니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지독한 독서광이라고 외칩니다.
대체 그들은 어떤 책을 언제부터 어떻게
읽어서 그럴까요? 막연하게 어려서부터
독서를 하면 좋다는 이야기뿐입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무조건 동의 하기
에는 찝찝한 기운이 가시지 않습니다.
고민의 퍼즐 조각은 늘어만 갔고, 도무지
맞추기 힘든 것이 아닌가, 하는 절망감에
빠졌을 때 출력이란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독서는 분명 입력입니다. 우리가 아는 출력
은 말하기와 쓰기입니다. 그러나 돌이켜보
면 우리는 출력보다 입력에 모든 것을 던졌
습니다. 책을 읽고 질문하기보다는 수학처럼
정답을 찾았고, 단순한 내용 파악의 수준을
버엇나지 못하였고, 방향을 잡고 하는 독서
가 아닌 방황하는 독서를 했습니다.
그 결과, 다양성보다는 대립이, 비전보다는
후회와 반성이, 비평보다는 비난이 넘쳐났
습니다. 입력만을 강조한 이상한 지식의
결하가 내장 비만으로 나타나 이젠 위험
수준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시대의 변화라는 거대한 물살이 잦아들자
입력만 강조했던 교육의 결과가 초라하고
보기 흉한 지식 층으로 만들어져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입력에 우선하는 독서는
이제 시대정신에 맞지 않습니다. 이제는
출력을 위한 독서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이 책을 읽고 직접
질문하게 해봅시다. 그것이 필자가 말하
고자 하는 출력 독서입니다. 답만 찾지
말고 질문을 하라는 것이죠. 그런 질문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새로운 길이 열리고,
새로운 기준과 새로운 과제, 새로운 철학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왜 지금 출력 독서인가?
독서 교육을 하면서 우리는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읽으라고만 하다가
문득 지쳐 돌아보면 원가 개운하지 못
한 마음만 가득했습니다. 좋은 책 한 권
읽고, 친구에게 권하고, 같이 읽고 공부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늘 무엇인가에 목 말랐고 아이들은 가르
친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만 넘쳤
습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자료를 만들
어 아이들에게 제공하지만 늘 목울대에
걸리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독서 교육의 철학에 대한 것
이었습니다. 나는 왜 이 책을 읽으려고 하
는 것인가? 왜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책을
읽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교육에 대한 따가운 지적이 많습니다. 특히
독서 교육에 대해서는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 가운데
서도 분명한 것은 수단으로서의 독서는 이젠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진학을 위해서, 수행
평가를 위해서, 골든벨을 울리기 위해서 수단
으로 읽은 책은 우리를 성숙한 사람으로 만
들기보다는 경쟁심과 혼란함만 갖게 하였습니다.
01 수단으로서의 독서에서 성숙한 독서로
어떤 학생은 너무 많이 배우려고 이것저것
나대다가 산만해진다. 어떤 학생은 너무
적게 배우려고만 하여 자신의 능력을 계발
하지 않는다. 어떤 학생은 쉬운 것만 좋아
하여 포괄적인 지식에 도달하지 못한다.
어떤 학생은 지식을 너무 좁게 한정시켜
편입하게 되고 만다.
동양 고전 중 하나인 <대학>의 학기 편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학자사실에 대한 것으
로 배우는 자가 놓치는 네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보다 더
오래된 이야기지만 지금의 학생들에게
하는 말인 듯해서 읽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참으로 명쾌한 지적입니다. 입신양명이
최고의 가지초 여겨지던 때에도 독서는
중요한 덕목이었습니다. 오로지 독서만이
살 길이었습니다. 천자문을 깨치고 난 후
<소학>부터 시작한 책 읽기는 그 어렵다
는 <사서삼경>을 다 읽어야 겨우 마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1년에 겨우 두 번 정도 치르는 과거시험을
위해서 책을 거의 암송하던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과거시험장에 도착하여 시제를 받아
들고 암송한 책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
각을 펼쳐놓아야 했습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임금의 면접까지 마쳐야 급제를 했죠.
어사화를 머리에 꽂고 금의환향하여 동네
사람들의 칭송을 받습니다. 나라에서 상으
로 내려준 땅을 일구고 나라의 일을 했습
니다. 한 개인의 인생 최고봉이었을 것이
고, 온 가문의 영광이었겠지요.
가문에서 학업에 열중하고 책 읽기를 게을
리하지 않았던 자식을 고르고 골라 집중
교육을 한 결과였으니 말입니다. 이마저도
양반이라고 불리는 집안의 이야기였습니다.
"아비를 아비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고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 같은 서자는 언감생심
꿈도 꾸기 힘든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당시만
해도 독서는 서민보다는 양반들의 입신양명
을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부모들은 왜 아이에게 독서를
강조하는 것일까요? 예전처럼 과거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독서를 권하는 이유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습니다. 그들이 바라는 독서는
아이가 더 나은 상급 학교에 진학하게 하기
위해 마련한 수단으로서의 독서입니다.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한 훈련의 수단으로의
독서, 능력을 갖춘 혹은 능력을 인정받고
싶은 성취의 수단으로서의 독서입니다.
특히나 대학 입학에 필요한 여러 가지
스펙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은 학생
생활기록부에 독서 이력이 없다면
원하는 상급 학교 진학이 거의 불가능
하다는 판단이, 이런 방식의 독서에
면죄부를 부여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학자사실의 첫 번째 내용인 어떤 학생은
너무 많이 배우려고 이것저것 나대다가
산만해진다의 경우라면 이것저것 아무
책이나 의미 없이 읽고 마는 학생일 듯
합니다. 독서량이 많은 것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아무것도 없는 학생입니다.
책을 읽었다기 보다는 보았다는 말이
어울리는 학생이죠. 현실적으로 너무
적게 배우려고만 하여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지 않는 학생이 다수일 듯합니
다. 지시한 것만 혹은 숙제만 겨우 하
고 나서 다 했다고 하는 학생들 말입니다.
그러나 부모가 진심으로 걱정하는 아이는
아래의 두 가지 항목에 해당하는 학생이
아닐까요? 쉬운 것만 좋아하여 포괄적인
지식에 도달하지 못하고, 지식을 너무 좁
게 한정시켜 편협하게 되고 마는 학생말
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두 학생은 가볍고
쉬운 것에 매달립니다. 지금의 세태와
다를 바 없지요. 책을 읽었는데도 가벼우면
서 편협한 지식을 가진 학생이 내 아이이기
를 기대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문제 해결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달라져야겠지요?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너무나 빠릅니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매체나 기기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심리, 문화, 감정, 경제
등 모든 것이 변합니다. 변화가 제일의
가치가 되었습니다.
이에 발맞춰 기대하는 인간상도 변합니다.
20세기가 성장사회였다면 21세기는 성숙
사회라고 합니다. 모두 성장을 추구하던
사회에서 개개인의 행복과 가치를 추구
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독서도 변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같은
책을 읽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각자의 추구하는 삶의 방향
이나 성향, 취미 등의 내용이나 방향이
같을 수 없는 사회입니다.
개인의 학력보다 개인이 가진 능력을
우선합니다. 이른바 역량 개발의 시대
입니다. 얼마나 알고 있는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우선합니다.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나
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독서량보다는 얼마나 깊은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읽었는가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
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
는 대학 입학 전형에서조차 학과를 선택하게
된 동기와 목적을 어떤 책에서 어떻게 찾게
되었는가를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이른바 진로 독서입니다. 아이가 대학 전공과목
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보다 몇 권을
더 읽었는지는 이제 그리 중요한 가치가 아니
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책에
서 어떤 동기를 얻고 어떤 내용에 대해서 관심
을 갖게 되었으며 어떤 문제를 자신의 학업 과
제로 선정하게 되어 공부하려고 하는 가를 입
학 전형의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기준으로 보면 앞서 이야기한 수단으로서의
독서는 잘못된 독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책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아이디어를 얻으며 창의적인 사고
와 해결법을 찾아내는, 성숙한 인간을 위한 독서로
바뀌어야 합니다.
02 답을 찾는 독서에서 질문하는 독서로
아직도 독서를 하며 정답을 찾고 있나요?
학생들이 하는 많은 독후 활둥 중에 독서
골든벨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등학생들
을 대상으로 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퀴즈 형식을 빌린 것입니다.
모든 학생들이 같은 책을 읽고 그 안의
내용을 문제 형식으로 출제하면 책 속에
나오는 답을 작은 칠판에 적어 맞추는 것
입니다. 답을 틀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남
은 학생이 1등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혀야
겠다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이는
문제풀이만을 위한 독서에 지나지 않습
니다. 출제자가 낸 문제를 정확하게 맞혀
야 정답으로 인정받습니다. 내가 읽은 책
이 문제집이 되는 것입니다.
과연 그 정답은 옳은 것일까요?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만난 사람의 이름,
죽어서 묻힌 장소가 그렇게까지 중요할
까요? 정답을 외운다한들 어디에 도움이
될까요?
이상 < 초등 출력 독서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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