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 by 유발 하라리
인간의 역사와 미래에 대한 가장
논쟁적인 대서사 문명의 배를 타고
진화의 바다를 항해한 인류는
이제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사피엔스
10만 년 전 지구상에는 최소 여섯
가지 인간 종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날 존재하는 종은
하나 뿐인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
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수렵 채집을
하던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 곳에 모여
도시와 왕국을 건설하였는가? 어떻게
신과 국가와 인권, 돈과 책과 법을
신봉하게 되었는가?
앞으로 천 년 동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 것인가?
대담하고 도발적이며 전방위적인
지식을 담은 <사피엔스>에서
유발 하라라는 인간다움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에 도전한다. 우리의 신념,
우리의 행동, 우리의 힘,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대해.
<사피엔스> 1부
인지혁명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
약 135억 년 전 빅뱅이라는 사건이
일어나 물질과 에너지,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게 되었다. 우주의 이런 근본적
특징을 다루는 이야기를 우리는 물리학
이라고 부른다. 물질과 에너지는 등장한
지 30만 년 후에 원자라 불리는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원자는 모여서 분자가 되었다. 원자,
분자, 및 그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는 화확이라고 부른다.
약 38억 년 전 지구라는 행성에 모종의
분자들이 결합해 특별히 크고 복잡한
구조를 만들었다. 생물이 탄생한 것이다.
생물에 대한 이야기는 생물학이라 부른다.
약 7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 종에 속하는
생명체가 좀 더 정교한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문화가 출현 한 것이다.
그후 인류문화가 발전해온 과정을
우리는 역사라고 부른다.
역사의 진로를 형성한 것은 세 개의
혁명이었다. 약 7만 년 전 일어난
인지혁명은 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약 12,000년 전 발생한 농업혁명은
역사의 진전 속도를 빠르게 했다.
과학혁명이 시작한 것은 불과
5백 년 전이다. 이 혁명은 역사의
종말을 불러올지도 모르고 뭔가
완전히 다른 것을 새로이 시작하게
할지도 모른다. 이들 세 혁명은
인간과 그 이웃 생명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그것이 이
책 <사피엔스>의 주제다.
인류는 역사가 시작하기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현대 인류와 아주 비슷한
동물은 약 250만 년 전 출현했지만,
수없이 많은 세대 동안 그들은 같은
지역에 서식하는 다른 수많은 동물
들보다 딱히 두드러지지 않았다.
우리가 2백만 년 전의 동부 아프리카에서
하이킹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우리가
마주칠 인간 군상의 모습은 오늘날과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걱정스런
표정으로 아기를 안고 있는 여인,
진흙탕에서 즐겁게 노는 어린이들,
사회의 규범에 반영하는 흥분한
젊은이들, 그저 평화롭게 지내기만을
원하는 무기력한 노인들, 동네 미인들
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는 총각들, 오래전부터
이런 광경들을 보아온 현명하고
나이 든 우두머리 여성.
이들 원시인류는 서로 사랑하고 놀면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지위와
권력을 위해 경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침팬지, 개코원숭이, 코끼리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이라고 해서 특별한
점은 없었다. 당시에 아무도 짐작하지
못한 사살이 있다.
당시에는 아무도 이들 원시인류의
후손이 언젠가 달 위를 걷고 원자를
쪼개고 유전자 코드를 해독하며
역사책을 쓰리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선사시대 인류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그들이 그다지 중요치 않은 동물,
주변환경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종이었다는 점이다. 그들은 고릴라,
반딧불이, 해파리보다 딱히 더
두드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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