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의 글쓰기 도구상자> - by 백우진


글을 잘 쓰려면

잘 고쳐야 한다.


전략과 구성을 집중적으로 다룬

손에 잡히는 실전 글쓰기



제1장


글에도 앵글이 있다,

촉을 키우자


전설이 된 여기자 오리아나 팔라치는

열여섯 살 때부터 기사를 썼다.


팔라치는 세계 각국의 권력자를 공격적으로

인터뷰하고 신랄한 기사를 써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저널리스트다.


그는 세계 각국을 누비며 권부의

핵심 인물을 선택적으로 만났고,

그래서 그와 인터뷰를 하지 않은

사람은 세계적 인물이 아니라는 말도 나왔다.


팔라치가 어린 나이에 언론계에 입문하게 된 건

현상을 새롭게 포착해 드러내는 그의 앵글 덕분이었다.

팔라치는 신문사에서 시험 삼아 한 번 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새로 생긴 나이트클럽을 취재해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짤막한 한 줄로도 충분했을 기사였다.


그러나 팔라치는 딸을 열성적으로 보호하는

이탈리아의 어머니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썼다.

이와 관련해 팔라치는 자산이 전쟁이 끝난 후

여름을 맞은 이탈리아 사회의 한 단면을

살짝 묘사했다라며 어머니들은 저마다

자신의 딸에게 약혼자가 생기기를 간절히

바라면서도 딸의 정조를 보호하기 위해

나이트클럽에 딸과 나란히 서 있었다라고 들려줬다.


그는 남자가 여자 어머니의 허락을 받아 여자에게

춤을 청하는 것이 우습다고 생각해 기사 전체를

아주 재미있게 만들었다라고 회고했다.


다들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인 풍속을

마치 이방인이 본 것처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풀어낸 것이다.

팔라치는 마치 단편소설을 쓰듯 기사를 작성했다.


피렌체에 있는 낡은 옛 수녀원 건물에 대한 글을

쓸 때는 수녀원 뜰의 벚나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인부들이 그 나무를 잘라버림으로써 생명이 사라진

것을 슬퍼했다. 


그는 그 나무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그 수녀원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사안과 현상을 자신만의 앵글로 포착해 전하는

특기를 그는 인물 인터뷰에서 최대한 발휘했다.

그래서 때때로 인터뷰이자 자신의 말이 기사에서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거나 와전됐다고 항의하는

일이 생겼다.


헨리 키신저 미국 국무장관도 팔라치의

기사를 문제 삼았다.


키신저 장관은 팔라치가 기사에서 강조한

대목에 대해 그건 팔라치의 창작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팔라치는 그 따위로 둘러대면 테이프를

공개하겠다라고 받아쳤다.


진실은 두 사람의 사이에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키신저가 팔라치가 인용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팔라치는 거두절미해 그 말을

드러내고 의미를 부여했을 것이다.


팔라치는 기사 속에 묻혔을 수 있는 부분을

끄집어냈을 것이라는 말이다.


평소에 앵글을 잡아 글을 쓰는 훈련을

하다 보면 팔라치처럼 쓸 수 있다.

앵글을 잘 잡으려면, 유어반복적이지만,

촉을 키워야한다.


글을 읽고 쓸 때 앵글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촉이 발달한다.


1. 캐리커처 그리듯 특징을 포착하라


캐리커처를 그리듯이 글을 작성한다고 생각하자.

캐리커처는 특징을 잡아 그 점을 강조하면서 나머지는

과감히 생략한 인물화다.


선택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은 선택되지 않은 나머지를 버리거나

소략하게만 전달하는 것이다.


글을 왜 캐리커처처럼 써야 하나.

그래야 전달력이 높아진다.

전달 하고자 하는 모든 정보를

열거하는 것보다 주요 내용에

힘을 주고 나머지는 가볍게

다루는 강약조절이 메시지를

더 두드러지게 한다.


캐리커처풍 글쓰기는 앵글을

잡아 글을 짓는 것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2. 키워드를 뽑아내 그 단어로 엮는다


미술에 친숙하지 않아 캐리커처라는 설명이

와 닿지 않는 분께는 키워드를 뽑는 접근을 권한다.


쓰는 대상을 묘사할 핵심 단어를 무엇으로

할지 정하라는 말이다.


그 핵심 단어는 제목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글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서술하고 그 키워드로

설명되지 않는 부부은 꼭 필요한 만큼만 추가하면 된다.


그 결과는 캐리커처를 그린 것과 비슷하게 된다.


3. 인물 소개 기사 사례 분석


인물을 짧게 소개하는 글은 특히나

캐리커처 같아야 한다.


활자매체의 인물 인터뷰 기사에 딸린,

인터뷰이가 어떤 사람인지 전하는

짧은 상자기사는 더욱 그렇게 써야 한다.

필자가 담당 부장으로 글을 수정해 지면에

실은, 다음 상자기사 두 꼭지가 참고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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